일상의 기록
봄에 대한 단상
sensensen
2019. 4. 15. 12:00
해마다 길거리에 핀 꽃을 즐겼던 것 같은데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내 눈에 꽃이 띄지 않았다.
환경이 변해 아직도 어색하고 낯선 곳이 주는 두려움 때문일까.
길가에 핀 꽃을 보고도 그리 기쁘지 않은 나날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봄을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어 길가에 핀 꽃을 보고도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문득 지금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봄'이라는 생각에 사무실에서 그냥 앉아서 흘려보내는 점심시간이 아까워
근처 공원을 산책하러 가기 시작했다.
산책할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에게 허락된 휴식시간이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나가려고 나름대로 갖은 이유를 대며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얻은 소중한 여유시간. 출퇴근 때는 전혀 보지 못했던 것들이 시야에 하나둘씩 들어온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에 급급해 둘러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낯설기도 하지만 조금씩 마음에 스며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마음의 여유는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그냥 즐기면 되는 거구나.
그래 봄이 왔다. 모든 생명들이 조금씩 움트는 봄. 추운 겨울을 이기고 다시 돌아온 봄. 나도 봄처럼 조금은 유연해지고 말랑말랑해진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