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록

[독서의 기록13] 키키 키린 / 키키 키린

sensensen 2019. 7. 12. 20:59

<키키 키린>

「키키 키린」: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 / 키키 키린 /

항해 / 2019

 

 

[내 마음에 와닿은 문장]

 

p.15. 이쪽에서 먼저 '저 사람 참 괜찮네'하고 생각하면, 어느덧 상대도 나에게 좋은 걸 줍니다. 그런 관계가 형성된 뒤로, 나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참 많이 입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아예 내가 사람들한테 묻고 다녀요. "당신, 득 보고 싶지 않아?"하고 말이죠. 상대가 "득 보고 싶죠"하면 "이렇게 하면 삶에 불평하지 않게 돼"라고 말해줍니다. "그래도 불평이 생기는 걸요"하고 말하면, 그건 그런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불평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하면 되는 거라고요.

p.27. '조금만 더, 더'하는 바람을 없애는 겁니다. '이럴 리가 없다' '이렇게 됐어야 했는데' 같은 생각도 일절 하지 않고요. 자기를 내려다보면서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야' 하고 생각하면, 쓸데없는 욕망이 사라지고 금세 편안해져요. 당연히 딴 사람하고 비교도 안 하죠.


p.32.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면, 거기에 걸맞은 인연이 찾아오기 마련이에요.

p.39. 나는 처음으로는 안 돌아가요.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지 않고, 넘어진 데서 다시 시작하죠. 처음으로 돌아갈 시간이 없다고 느끼니까요. 그러니까 실패하면, 실패한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요.

p.65. 물론 행복이 늘 계속되지는 않죠. 그러나 마음이 답답할 때, 그 답답함만 보지 말고 약간 뒤로 물러서서 자기를 보는 정도의 여유만 있으면 인생도 살 만하지 않을까요? 그걸 이 나이가 되어서 깨달았네요. 부디 세상만사를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유쾌하게 사시길. '다들 그렇게 합시다'라고 말하자니 좀 겸연쩍지만, 일단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너무 노력하지도 너무 움츠러들지도 말고요.

 

 

[책에 대한 감상]

 

키키 키린이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초록의 풀 사이에서 무척이나 평안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모습이 나에게 호기심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키키 키린을 마주하게 되었다.

키키 키린은 일본의 유명 여배우이다. 그녀의 연기와 작품을 접해본 적이 없어 일본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지, 어떤 평가를 받는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느낀 키키 키린은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알고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더할 것도 덜한 것도 없이 이제 그만 자신의 인생에서 물러나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난 키키 키린.  삶을 대하는 자세, 유방암을 앓으며 오히려 삶이 주는 고마움을 느꼈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나의 마음 속에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 배우로서의 개성, 아름다움은 다소 느껴지지 않지만 늘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인자하고 푸근한 인상이 되려 미소 짓게 만든다. 자신을 거창하게 내세우지 않고 담담하고 솔직하게 삶을 이야기한 그녀를 마주하다보면 우리 또한 삶의 자세를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모처럼 머리가 아닌 가슴의 잔잔한 울림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