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완의 여행」/ 파트리시아 데 아리아스 / 에이치비 /2018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어느 날 밤 어떤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집을, 마을을 모두 삼켜버렸다. 그 날 이후 온 세상은 더 춥고, 어둡고, 무서워졌고 그렇게 마르완은 정든 곳을 떠나야만 한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는 옛날이야기와 과거 살았던 마을의 노래와 머무른 흔적만이 남았고, 다시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걸어야한다. 어디로 가는지, 언제 목적지에 도착할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뒤돌아보지 말고 걷고 또 걸어야만 한다. 마르완의 여정에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해지고 그들과 함께 다시 걷는다. 그들이 걷다 마주한 것은 바다와 사막을 가르는 끝도 없는 선. 다른 나라, 다른 집, 다른 말, 다른 마을, 낯선 환경. 언젠가 마르완은 다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난다.
정든 고향을 두고 낯선 곳으로 떠나야 하는 마르완. 명확한 이유도 어디로 가야하는지조차도 모르는 채 떠나는 모습이 안타깝다. 우리는 마르완과 같은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부른다.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 전쟁 등의 이유로 박해를 피해 다른 곳으로 탈출하는 사람들. 이제 이 단어는 우리 사회에도 전혀 낯설지 않다. 이 그림책은 난민이 처한 상황과 그들이 그 과정에서 겪는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누리고 살 수 있다는 것,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우리가 누리는 일상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온 사람이었다는 것,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
「여기 살아도 되나요?」/ 크리스티나 본 / 책속물고기 /2018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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